교육>칼럼>한자인문학 ‘회남자(淮南子)’ | 교육
관리자 | 조회 1933 | 2018-12-20 15:11
선유자익, 선기자타 (善游者溺, 善騎者墮)
헤엄 잘 치는 사람 물에 빠지고
말 잘 타는 사람 떨어진다.
잘한다는 것을 기초로 생각하면 초심자가 자신을 재량하지 못해 무모하게 과신하여 벌어지는 익사(溺死)나 추락(墜落)은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숙련자가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고 자만하여 벌어진 결과일 것이다. 즉, 이 말은 교만을 경계하라는 말로 해석된다.
비유하자면 칼은 그 날카로움이 쓰임 되는 것이지만, 그 때문에 동시에 상해를 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자신의 장점을 너무 자만하지 말라는 의미이다. 좋아하는 것을 즐기다가 도리어 화를 자초한 경우이다. 그러므로 일을 좋아하는 사람은 반드시 해를 입고 이익을 다투는 사람은 반드시 궁핍해 진다. 자기 스스로 ‘잘함’을 믿고 자만심에 빠진 자는 타인의 충언을 듣지 않는다. 이로 인해 가깝게는 자신을 망치며 벗을 잃고 멀게는 그 나라를 잃어버리고 만다.
교만한 마음에는 과신(過信)의 독이 쉽게 물든다. 스스로의 능력을 지나치게 믿은 나머지 나태함에 빠질 수 있다. 항룡유회[亢龍有悔]라 했다. 높이 오른 용은 후회가 있다는 말로 즉 그 상승(上昇)은 반드시 하락(下落)이 있는 법이다. 교만은 세상에서 자신이 제일 똑똑한 척 하지만 실제로는 그런 간단한 이치를 깨닫지 못하게 만드는 무서운 것이다.
숙련된 달인이라도 언제나 초심으로 돌아가서 방심과 나태를 멀리 경계하고 매순간 정신을 집중해서 하는 일에 매진한다. 너무 익숙한 것도 살얼음을 밟듯이 해야 한다. 인생은 한번 뿐이기에 늘 조심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살아야만 한다.
팽이는 초점 없는 순간에 쓰러진다. 중심을 잡는 것이 조심이며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중심과 촛점을 잡아라. 초심과 멀어지면 초점을 잃는다.
글 然由 최진식 (동방문화진흥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