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서치, 검색하다

 이 영화는 이제까지 볼 수 없었던 새로운 방식의 화면 구성을 시도하였다. 영화 시작할 때부터 끝날 때까지 각종 SNS 검색창과 동영상 사이트, 뉴스 등의 화면이 그대로 영화장면으로 보여 진다. 독특한 화면 구성과 탄탄하면서도 스피드하게 전개되는 스토리 덕분에 시작부터 끝까지 몰입하게 된다. 실종된 딸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의 치밀한 조사과정을 통해 서서히 드러나는 딸의 비밀, 의심의 의심이 꼬리를 물며 주인공의 인터넷 검색 정보위주로 사건이 전개된다. 관객들에게 범인을 예측하는 추리력을 요하는 상황들이 계속되는 줄거리에 지루할 틈이 없다.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두고 여러 번 허를 찌르는 반전의 묘미가 압권이다.

주인공으로 아빠 역을 맡아 열연한 존 조 라는 배우는 한국계 미국인으로 2004년 피플지 선정 매력남 50인에 선정될 정도로 미국에서는 유명한 배우이다. 딸을 사랑하는 딸 바보 아빠가 밝기만 한 딸의 내면의 아픔과 그로 인해 아빠를 속여야만 했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받는 충격과 슬픔을 밀도 있게 표현한 흡인력 있는 연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아내가 암으로 떠난 뒤, 엄마의 빈자리를 채워주려고 주인공은 딸 마고에게 사랑과 관심을 아끼지 않으며 좋은 부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다만 한 가지 죽은 아내에 관해서는 절대로 입 밖에 내는 법이 없다. 사춘기 소녀가 된 마고는 엄마에 대한 그리움과 추억들을 아빠와 함께 나누고 싶은데 그럴 수가 없어서 힘들어 하며 방황한다.

어느 날 친구 집에서 동아리 숙제를 하고 오겠다던 딸이 3통의 부재중 전화만 남긴 채 다음날 까지 계속 연락이 되질 않는다. 사라진 딸의 행방에 대한 단서를 찾기 위해 딸의 노트북을 뒤지다가 그동안 딸이 감추고 있던 진실들을 마주하게 된다. 딸에 관하여 모든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주인공은 극도의 불안과 혼란에 빠진다.

이 영화의 가장 큰 장점은 앞서도 얘기한 것처럼 반전의 묘미이다. 극중에서 주인공 이상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인물이 한 사람 있는데 실종사건 전담형사로 나오는 여 경찰이다. 그녀의 본모습은 영화 후반부까지 철저하게 가려져 있어서 범인과 연관 지어 추리하기가 쉽지 않았다. 범인이 잡혔다고 생각하고 모두가 허탈해 있는 순간, 사랑하는 딸의 죽음을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주인공이 다시금 인터넷을 검색하기 시작한다. 의심 없이 믿었던 경찰이 범인과 함께 찍은 사진을 찾아내고 주인공 단독으로 재수사에 나선다. 결국 딸의 친구였던 경찰의 아들이 진범으로 밝혀지고 경찰이 죽었다고 단정했던 딸은 극적으로 구조된다. 인터넷 검색창을 영화스크린으로 그대로 가져와 사용한 아이디어가 참신했고, 기어이 딸을 찾아낸 포기할 줄 모르는 진한 부성애로 인해 가슴이 따뜻해지는 영화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