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좋은 탄수화물은 늘리고 나쁜 탄수화물은 줄인다

탄수화물은 근육과 뇌를 비롯한 신체 세포의 에너지원이다. 특히 뇌는 탄수화물의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우리가 섭취하는 영양소중에서 세포활동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는데 있어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 역시 탄수화물이다. 이렇듯 생명체를 유지 하기 위한 필수 에너지원임에도 건강의 ‘적’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는 탄수화물을 지나치게 많이 섭취하면 혈당이 올라가고 대사증후군에 걸릴 위험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체중을 빼는 방법으로 ‘저탄고지(저탄수화물, 고지방) 한 때 큰 인기를 끌었던 적이 있다. 저탄고지 식이요법은 아직도 학계에서 의견이 엇갈리며 많은 논란이 일고 있다. 탄수화물과 지방, 단백질을 고르게 섭취해야만 건강한 식단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탄수화물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은 여전히 설득력이 강하다. 그 이유는 한국인의 식단이 밥 위주의 탄수화물이 많은 식단이기 때문이다.

탄수화물 섭취량을 무조건 줄이는 것보다 어떤 탄수화물을 섭취하는지가 중요하다. 좋은 탄수화물과 나쁜 탄수화물의 기준은 혈당을 높이는 속도에 달렸다. 좋은 탄수화물은 혈당을 서서히 높이면서 동시에 포만감을 주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반대로 나쁜 탄수화물은 또한 혈당이 빠르게 오르게 하고 빠르게 오른만큼 급격히 떨어지기 때문에 쉽게 허기가 느껴져 음식 섭취량이 증가한다. 이는 체중증가와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나쁜 식습관을 만들기 쉽다.

대표적인 좋은 탄수화물은 통곡물이다. 현미나 통밀처럼 도정하지 않은 곡류는 섬유질을 다량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포만감을 주고 연소가 느리게 진행되므로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된다. 단 표면이 거칠기 때문에 충분히 씹어서 섭취해야 소화 흡수율을 높일 수 있다.

나쁜 탄수화물은 흰 쌀, 흰 밀가루, 흰 설탕 등 단맛을 내는 정제된 탄수화물이다. 흔히 간식이나 후식으로 즐겨먹는 아이스크림, 과장, 케이크 등도 나쁜 탄수화물의 일종이다. 정제된 탄수화물은 도정하고 가공하는 과정에서 섬유질과 미네랄 등 영양소가 제거된다. 섬유질이 적어서 식감이 부드럽지만 혈당을 빠르게 올리기 때문에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를 촉진시키는 작용을 한다. 아침식사 대용으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시리얼 종류에도 설탕이 첨가되어 있는 혈당을 빠르게 높이는 원인이 되므로 당뇨환자들은 가급적 먹지 않는 것이 좋다.

무조건 탄수화물 식사를 제한하기보다는 좋은 탄수화물의 섭취는 늘리고 나쁜 탄수화물의 섭취는 줄이는 식단을 유지하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적정량 이상의 과다한 탄수화물 섭취는 지방으로 저장되기 때문에 신체활동이 많지 않은 경우에는 탄수화물 섭취량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적당한 탄수화물 섭취와 함께 신선한 체소와 과일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