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일상’이라는 기쁨과 기적 | 문화
관리자 | 조회 1344 | 2020-03-26 16:37
코로나 19 바이러스가 가져온 삶의 변화
겨울이 머뭇거린다. 올겨울은 이상하리만치 따뜻하였다. 겨울비가 잦았고 기다리던 눈은 내리지 않았다. 봄이 다가오자 겨울은 봄을 시샘하듯 찬기운을 내뿜었다. 봄을 앞두고 눈이 내리고 날은 차가웠다. 봄으로 가고 싶지만 겨울이 놓아주지 않는 듯하였다. 올해는 봄이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하지만 우주는 우리에게 봄을 선사하였다. 사람들은 봄마중을 준비하였지만, 마중을 하지 못했다. 뜻하지 않은 손님(?) 코로나가 인간세상을 찾아와서 일상을 바꾸어 놓았다.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봄은 어김이 없이 찾아왔지만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아직 봄을 느끼지 못한다.
중국의 한 도시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 신종 바이러스가 국경을 넘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전 세계적인 사태에 직면했다. 천만이 살고 있는 도시가 봉쇄되고 대공항 수준의 경제충격이 우려되고, 공장이 문을 닫고 사재기가 있는 나라도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침착하고 체계적으로 위기상황을 대응하고 있는 것 같다. 정부와 국민이 하나 되어 위기상황을 극복해 나아가고 있다. 식품에 대한 사재기도 일어나지 않고, 도시봉쇄 없는 일상을 누리고 있으니 감사하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상을 평소처럼 다 영위 할 수는 없다. 무엇보다 변화된 일상을 보여주는 게 마스크 착용의 일상이다. 운동하면서, 음식점, 회의장에서도 마스크를 착용한다. 처음에는 어색한 모습이더니 이젠 익숙해지는 듯하다.
또 하나는 사람들의 관계 변화다.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동물이다. 사회를 이루면서 관계를 맺어간다. 모여서 함께 일을 하고 공부하고 취향을 공유하며, 종교생활을 하면서 관계를 형성해 간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모여서 무언가를 하기가 어렵게 되었다.
절은 법회, 교회는 예배를 금하고, 직장은 재택근무를 권하고 있다. 학교는 긴 방학에 들어가고, 취향공동체인 동아리 모임도 못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같이 모여 있는 곳은 가족 밖에 없고 혼자서 일상을 영위 할 수밖에 없다.
이와중에 총선일이 다가온다. 길거리에서 유세를 펼치는 후보자의 모습은 더욱 어색해 보인다. 여느 선거일이면 거리에 유세차량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운동원의 군무로 아침부터 시끄러웠을 것이다. 만나는 사람들과 정책을 얘기하고 어느 후보자가 괜찮은지 서로 의견을 나누기에 바빴을 것이다.
코로나가 바꾸어 놓은 또 다른 세상은 정치에 대한 사람들의 의견을 나누기보다는 미디어에 의지에 판단해서 당과 후보자를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정치에 관심이 없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이다.
우리는 위기상황을 극복해내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 국가부도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도 금모으기 운동을 펼쳐 빠르게 IMF를 벗어 날수 있었다. 국가적으로 위기상황이 닥치면 공동체 성원은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해 위기의식을 함께 공유해야 한다. 그것은 국민의 공공의식이다. 공공의식을 함께 공유하고 그에 대한 고도의 집중력으로 위기를 극복해 나아가야 한다. 정부의 투명성과 개방성을 바탕으로 국민의 지혜를 모아 위기의 상황을 잘 극복해 나아갔으면 한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상황이 우리에게 많은 부분에서 삶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지금 이 순간 일상을 영위하는 것이 기적에 일지 모른다. 사람들이 모여서 밥 먹고 노래하고 춤추는 일상의 삶은 기쁨이다. 이 국면을 잘 극복해 다시 일상을 되찾고 삶의 기쁨도 만끽했으면 좋겠다. 가족들과 외식도 하고 여행도 가고, 친구들과 만나서 수다도 떨 수 있는 일상이 그리운 하루다.
글 오충렬 객원기자
사진 이상희 수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