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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382 | 2019-12-13 15:22
이별 파티
카톡을 보다가 깜짝 놀랐다. 지인의 부친이 하늘의 부름을 받았다는 내용이다. 전날 점심시간에 병실에 들렀는데, 따님이 부친의 입에 물을 떠 넣어 드리는 중이었다. 하루 만에 돌아가시다니 믿기지 않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빌었는데 참 허망하다. 그분은 돌아가시기 전에 고마웠던 분들에게 일일이 고마움을 전하고 작은 선물도 하였다. 통증이 심해서 진통 치료만 받고 별도의 연명치료는 거부하고 운명을 받아들였다.
점심 때 지인들과 함께 문상을 갔다. 빈소에서 가장 담담한 표정은 부친을 보낸 딸이다. 그간 주야로 부친 수발에 정성을 다해서 임하는 모습을 보았다. 여한이 없이 정성을 다했기에 후회도 아쉬움도 없는 듯하다. 고인도 마지막 순간까지 가족들과 이별 파티를 충분히 다 한 것이다.
얼마 전 일본의 한 신문에 이런 광고가 실렸다. “제 장례식에 초대합니다. 평상복 입고 참석해주세요. 조의금은 받지 않습니다.” 자신의 ‘생전 장례식’을 치르겠다는 내용이었다. 광고를 게재한 사람은 일본 건설기계 분야 1위 고마쓰 기업의 전 사장이었다. 그는 온몸에 암이 전이돼 수술 불가능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연명 치료를 받을 수 있었지만 거부했다. 아픈 몸으로 버티며 사는 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로부터 약 3주 뒤, 안자키 전 사장의 생전 장례식이 열렸다. 감사의 마음을 전한 생전 장례식을 치르고 6개월 뒤에 그분은 81세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말처럼 ‘몸부림치지 않는 죽음’이었다.
웰다잉 시대이다. 죽음도 삶의 일부로 인식하고, 세상을 하직하기 전에 생전에 고마웠던 분들을 모시면 좋겠다.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혹시 오해가 있었다면 서로 화해의 시간이 될 것이다. 언젠가는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과 안녕을 해야 할 때가 온다. 그 순간에 와우! 괜찮았어. 하면서 지인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지구별 여행을 잔잔하게 마치고 싶다. 가족에게는 따뜻하고 믿음직한 가장으로 이웃에게는 나눔과 봉사를 실천한 사람으로 기억되면 좋겠다.
9988234라는 말처럼 99세까지 88하게 2,3십 대와 같은 마음으로 살다가 4(死)하기를 소망한다.
글 기 동 환(핵심인재평생교육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