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세바시의 교훈 | 교육
관리자 | 조회 1617 | 2019-08-20 19:51
500명의 명사를 만나다
올 한해에 500명의 명사들을 만나기로 목표를 세웠다. 가슴 뛰는 꿈과 뜨거운 열정을 가진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그들의 경험과 삶의 진수를 전해 듣고 싶었다. 가슴으로 만나고 싶었다. 어떻게 그곳에 올랐는지도 묻고 싶었고, 지금은 어떤 꿈을 꾸고 있고, 내일의 꿈은 무엇이냐고 묻고 싶었다.
택한 방법은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을 시청하는 것이었다. '세바시'로 불리는 이 프로는 각계각층의 전문가를 초청해 15분 동안 강의를 듣는 프로그램이다. 프로그램 제목처럼 세상의 변화를 꿈꾸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그런 삶을 사는 사람들을 초대해서 강의를 듣는다. 3년 정도 진행된 프로그램이어서 그동안 500회 이상 진행되었다. 그 모든 강의를 듣는 걸 목표로 했다.
한 강의를 듣는 데 보통 15~20분 정도 걸린다. 유튜브에 들어가서 무작정 들었다. 한 강의를 듣고 옆에 링크되어 있는 강의를 연결해서 듣는 식이었다. 200강의 정도 진행되었을 때 어떤 것을 들었는지 헷갈렸다. 그래서 액셀로 600칸짜리 표를 만들어 기록을 했다. 기록을 한 후부터는 뒤쪽부터 순서대로 시청했다. 그렇게 진행되어 500여 강의 시청이 끝났다.
첫째, 큰 행복을 경험하다. 사람 한 사람 만나는 것이 행복했다. 누군가와 보상이나 내기를 걸고 했다면 이렇게 할 수 있었을까? 나는 이 시간이 행복했기 때문에 할 수 있었다. 만나는 것이 그냥 좋았다.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들을 얘기하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즐거웠다. 번뜩이는 영감을 주는 한 마디를 메모하는 기쁨도 컸다.
지하철 안에서, 시내버스 안에서, 출장 가는 버스 안에서도 만났다. 퇴근 후 거실 테이블에 앉아서도 만났고, 새벽 시간 수영장에 걸어가면서도 만났다. 점심시간 식사하면서 만났고, 자동차를 운전하면서 이어폰을 끼고 만났다. 때론 화장실에서, 때론 출퇴근 길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만났다. 이렇게 했던 이유는 오로지 만나는 것이 행복해서였다.
둘째, 영감이 흘러 넘치다. 만난 명사들의 숫자가 늘어가면서 저장되는 자료의 수도 늘어갔다. 동시에 수첩의 메모도 늘어갔다. 어느 순간부터인가 영감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주체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바로 바로 메모했다. 시간 나는 대로 생각을 정리했다. 책을 쓰듯이 주제를 잡아 글을 써 나갔다.
500분의 스승들이 내게 준 큰 선물이다. 생각이 선명해지고 생각 정리에 막힘이 없어졌다. 선택하는 것이 쉬워졌다.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정리가 필요한 영역은 과감하게 가지를 칠 수 있었다. 이 모든 것들이 이 분들이 내게 준 축복이다. 아마도 300명 정도를 만났을 때부터 일어났던 현상이다. 그동안 누적된 영감들이 폭발한 것이리라.
셋째, 나눔으로 승화하다. 흘러넘치면 자연스럽게 나누어진다. 내가 받은 영감도 그랬다. 내가 코칭하는 우리 아이들, 학부모님들에게 전해졌다. 함께 일하는 학습코치들에게, 수영장에서 함께 운동하는 회원들에게까지 전해졌다. 밴드를 통해 만나는 여러분들에게도 전해졌다. 때론 강의로, 때론 선명한 방향 제시로, 밴드에 올린 글이나 카톡으로도 전달했다.
반응을 살펴보니 모두가 조금씩 더 행복해졌다는 사실이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 또 누군가에게 전해질 때 느끼는 기쁨 또한 크다는 것. 무언가로 채워진 것이 누군가에게 나누어질 때 세상은 그만큼 변화할 것이다. 세상을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세바시'가 제 역할을 하도록 나도 조금은 기여를 한 것 같아서 기쁘다.
인생은 만남으로 이루어진다. 그 만남이 행복과 불행을 결정짓는다. 행복한 만남은 행복을 주고 불행한 만남은 불행을 가져다 준다. '행복한 만남을 꿈꾸자. 나를 만나는 사람의 행복을 바라보자.'내게 행복을 선물한 '세바시' 500명의 명사처럼 나도 그런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본다. 여러 질문을 갖고 출발한 명사 500명 만나기 프로젝트를 끝내며 그들이 내게 준 선물이다.
글 김성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