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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칼럼>고리들 혁신교육 칼럼 29 |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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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1871 | 2019-05-10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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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각적  정의와 자이가르닉 효과

 

 

 

  퇴와 함께 곧 죽어가던 시대에는 감각적 시간을 잃어버리는 것이 큰 문제는 아니었지만 수명이 늘고 AI로봇이 인간 대신 쉬지 않고 일을 하는 시대에는 엄청난 문제를 만든다. 현대인들은 자신의 시간을 차지하던 업무가 사라진 이후 여유를 누리는 은빛의 감각적 충만 대신 회색빛 공허감이 찾아올 것이다. 가난한 예술가들이야 낮에 알바를 하고 밤에 병촉야유(秉燭夜遊)를 하며 그 감지력을 유지했지만 2교대 3교대로 일하던 사람들은 낮에도 두꺼운 커튼을 쳤다. 꿈을 위한 잠이 아니라 일을 위한 잠은 결국 일과 삶을 구분하기 힘든 트라우마로 남는다.

 

감각의 시간을 잃어버린 이들은 마치 첫사랑의 얼굴을 잊어버린 사람들과 같다. 개울에 떨어진 나뭇잎배 위에서 노를 젓던 상상력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들의 시간성에서 뭐든 잘 가지고 놀던 아이와 시집간 동네 누나를 그리워하던 감각이 사라져버렸다. 그런데 잘 생각해보자. 은퇴의 공허를 이길 수 없는 선배 세대들의 외로움을 여전히 우리 자녀들에게 전수하는 것은 아닐까? 여전히 직업과 진학과 진로를 염두에 두고 학교에 다니는 우리 아이들은 감각적 시간에 대한 정의가 없다고 볼 수 있다. IQ 1만이 넘는 인공지능이 원격으로 수십억 로봇의 지능과 기능을 조정하는 시대에 살아갈 우리 아이들은 나이 50세에 은퇴하는 것이 아니라 20대 나 30대에 은퇴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힘은 첫사랑을 기억하는 힘이다. 첫사랑을 기억하는 힘, 또는 다음 드라마를 기다리는 안달로 해석되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는 결국 노벨상을 타는 과학자들의 심리구조라고 한다. 삶과의 첫사랑을 간직한 과학자와 예술가들은 36524시간을 감각적 사유로 지배한다. 삶과 일과 휴식이 구분되지 않으며 은퇴와 죽음도 구분되지 않는다. 필자는 교육청 강의에서 3년 째 외치고 있다. 공교육이 동아리 방식으로 전면적 혁신을 해야 한다고.... 우리 아이들은 공부와 놀이와 취미와 일이 구분되지 말아야 한다.

 

게임중독의 근본적 치료법은 학교의 커리큘럼 변화에 있다. 학교에 게임동아리도 많아져야 한다. 한국의 게임산업은 미래의 삼성이다. 한 주제로 장시간 몰입하게 되는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는 노벨상을 포함하여 뛰어난 창의성의 비결이다. 그리고 창의성은 행복의 비결이다. 따라서 아이들에게 1주일 단위의 숙제 형태보다는 1~3달 정도 오래 걸리는 프로젝트를 주어서 더 하고 싶은 뭔가를 학교와 가정을 옮기더라도 스스로 이어서 활동하게 할 필요가 있다. 영국과 호주가 국가의 부를 유지할 제 2의 산업혁명은 디자인과 예술이라고 하며 국가적 투자를 결정한 것도 참고해야 한다. 예체능을 통해서 공감과 소통과 협력을 하는 경험은 AI로봇 기술발전 시대에 매우 중요하다. 예술은 소외되는 학생이 없도록 한다. 예술체험은 전인적 학생을 키워낼 수는 없더라도 최소한 친구들에 대한 원망이 쌓이지 않게 하는 교육이다.

 

미국에서 계속 터지는 학교 총기난사를 생각해보면 소외와 왕따가 없는 교육이 필수임을 알 수 있다. 시험 중심의 커리큘럼은 유연성이 없어서 선생님들이 진도에 맞는 수업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고 스토리와 개성을 잃게 되는데, 개성과 스토리텔링을 억압당하는 선생님은 학생들의 개성과 이야기도 억압하게 되면서 학생과 친구가 되기 어려워지게 되고 이어서 학생 중심의 맞춤 교육에서 벗어나게 된다.

결과적으로 소외와 왕따가 생기다가 대다수 아이들이 첫사랑을 기억하는 자이가르닉 인간성까지도 잃어버리게 된다. 지금은 더더욱 태어나서 늙어 죽을 때까지 즐기되 평가받지 않는 활동이 늘 보장되어야 한다. 미래의 선진국은 평생학습의 개념을 평생놀이의 개념으로 먼저 전환한 나라일 것이다.

 

 

글 고리들 (인공지능과 미래인문학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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