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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리뷰>자산어보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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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350 | 2021-07-30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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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벗을 깊이 알면 내가 더 깊어진다’

 

폭염 속 방콕 피서중에 ‘방구석 1열’에서 지난 2019년에 개봉되었지만 놓쳤던 영화<자산어보>를 관람했다 <자산어보>는 <왕의남자> <사도> <동주> <박열>에 이어 역사 속 실존 인물을 담은 이준 감독의 작품으로 흑백영화 특유의 감성을 맛볼 수 있는 예술성 높은 영화이다. 학창시절 시험문제의 답을 맞추기 우해 암기했던 적약전의 <자산어보>가 의식 있는 한 영화감독의 손 끝에서 품격있는 에술로 빛어졌다.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후기 신유박해로 세상의 끝 흑산도로 유배된 정약전(배우 설경구)과 청년어부 창대(배우 변요한)의 이야기다. 때는 1801년, 순조 1년에 신유박해로 정약전, 정약종, 정약용 형제는 붙잡혀 고초를 겪는다. 배교를 거부한 정약종은 참수를 당하고 정약전, 정약용은 각각 흑산도와 강진으로 유배된다.

 

영화<자산어보>는 정약전선생이 쓴 책 <자산어보>의 서문에 기반을 둔 작품이다. 학문적 탐구열이 넘치는 정약전은 흑산도의 바다 생물에 매료되어 책을 쓰기로 결심한다. 정약전은 흑산도에서 원주민 어부 창대를 만나 우리나라 최초의 해양생물 백과사전인 자산어보를 쓸 수 있었다. 처음에 청년 어부 창대는 도움을 구하지만 대역 죄인을 도울 수 없다는 이유로 정약전의 도와달라는 요청을 거절한다.

 

양반가의 서출로 태어난 한을 풀고자 서창대가 혼자 글공부를 하며 힘겨워 하는 것을 알게 된 정약전은 자신의 학문적 지식과 창대의 바다 지식을 바꾸자고 제안한다. 티격태격하면서 서로의 스승과 벗이 되어가는 과정이 코믹하고 위트 있게 전개된다.

 

성리학과 서학(조선 중기 이후 전래된 서양사상과 문물)에 조예가 깊었던 정약전은 가진 자들의 탐욕으로 성리학 본래의 학문적 가치가 훼손되자 양반과 천민의 구분이 없는 평등한 세상을 꿈꾸었다. 그랬기에 후에 창대가 출세를 위해 글공부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크게 실망한다. 양반이니 천민이니하는 계급 사회의 모순을 타파하고자 했던 약전에게 청년 어부 창배의 출세를 향한 야망은 허무한 것으로 밖에 여겨지지 않았을 것이다.

정약전은 생선 배를 가르고 오징어 먹물을 뒤집어쓰기도 하면서 소위 양반으로서 채신머리없는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못 먹는 물고기였던 짱뚱어와 아귀를 먼저 요리해 먹고 세금 징수로 빈곤해진 주민들에게 먹거리로 제공한다.

 

반면 창대는 상어를 잡다가 우연히 얻어 걸린다는 거대 돔을 잡기 위해 처음부터 상어를 미끼로 쓸 계획을 할 만큼 영민하고 대담한 성격의 소유자다. 입신양명을 꿈꾸는 청년이었기에 친구이자 스승이었던 정약전과의 헤어짐을 선택한다. 서출로 태어나 설움 속에 살아왔으니 한 번쯤 날아오르고 싶었을 것이다.

 

친구로, 스승으로 서로의 길을 존중하며 공존하는 세상을 꿈꾸었던 정약전과 그 필요성을 몸소 보여 주었던 창대 두 사람의 우정은 <자산어보>를 보며 내내 마음이 먹먹한 이유였다. 그러나 중간중간 코믹하고 위트 넘치는 에피소드의 연출 덕분에 따뜻한 웃음이 있는 시간이었다. 여기에 흑백의 색감은 농담과 여백에 따라 깊이와 결이 남다른 격조 있는 수묵화를 감상하는 진한 여운을 남긴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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