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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리뷰>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 |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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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 조회 2433 | 2021-11-08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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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사상 초유의 권력형 성범죄와 그녀들의 통쾌한 복수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에 개봉된 영화 <밤쉘:세상을 바꾼 폭탄 선언>은 미국 폭스 뉴스 방송국내에서 발생했던 성범죄와 관련하여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다. 미국 최고의 보수 언론이라 할 수 있는 폭스 뉴스의 회장 로저 에일스를 상대로 그레천 칼슨이라는 한 여성 앵커의 성희롱 고발 사건을 다루고 있는 이 영화는 당시 미디어 산업계 최초의 직장내 성희롱 소송으로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되었다.

 

 

 

미스 아메리카 출신 폭스 뉴스 여성 앵커였던 그레천 칼슨(니콜 키드먼)은 회사 CEO 로저 에일스 (존 리스고)의 성적 요구를 거부하자 그 보복으로 인기 없는 시간대의 프로그램으로 좌천 되었다가 결국 해고 된다. 그레천 칼슨이 로저 에일스를 고소하고자 상담했던 변호사들조차 승소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지만 그레천 칼슨은 해고를 당한 후 로저 에일스에 대한 성희롱 고소를 강행한다. 그레천 칼슨은 로저 에일스로부터 성희롱을 당할 때마다 그 내용을 모두 녹음해 두는 등 법적 대응을 위한 증거 자료를 1년여 동안 착실히 준비하였다.

 

그레쳔이 로저를 고발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자 같은 피해를 당했다고 증언하는 여성들 여섯 명이 증언에 나섰다. 그녀들 역시 방송국에서 원하는 자리를 얻기 위해 성상납을 요구받았고 로저 뿐만아니라 그의 지인들에게까지 성상납을 하라는 부당한 요구에 응해야만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이 잇따르자 폭스 뉴스의 간판 앵커인 메긴 켈리(샤를리즈 테론)도 로저 에일스에게 강제 성추행을 당한 사실을 폭로하며 법적대응에 합류한다. 폭스 뉴스의 뉴페이스가 되고 싶은 야망을 가진 케일라 포스피실(마고 로비) 역시 로저에게 성상납 요구를 받는다. 로저는 여성 직원들한테 충성심을 요구하는데 그것은 다름 아닌 성상납이었다.

 

잠깐 성희롱과 강제추행은 어떻게 다른지 살펴보자. 먼저 강제 추행은 형사범죄이므로 형사처벌의 대상이 된다. 그러나 성희롱은 형사범죄는 아니고 민사상 불법행위로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하는 것이 원칙이다. 성희롱이 근로기준법에 의거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정되면 징계를 받을 수 있지만 성희롱은 형사범죄는 아니다.

강제추행죄가 성립되려면 폭행 또는 협박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폭행, 협박이 없는 강제 추행도 많은데 권력의 상하관계에서 발생하는 강제추행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그래서 성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레법에서 ‘업무상 위력 등에 의한 추행’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업무적으로 나를 승진시키거나 해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관계라면 업무상 위력이 인정될 수 있다.

 

밤쉘은 여성들의 아야기이지만 직장 내 상하 권력 관계가 있는 곳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다루고 있다. 즉 성별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권력 남용에 대한 이야기이며 미국 최대 방송사를 한 방에 무너뜨린 폭탄선언과 그 중심에 선 피해여성들의 통쾌한 복수극이다. 처음에는 은폐하고 침묵하는 사람들로 인해 그레천 칼슨의 승산 없는 외로운 싸움처럼 보였으나 함께 연대하여 싸우기로 용기를 낸 사람들 덕분에 마침내 가해자를 권력의 왕좌에서 끌어내리는 정의가 실현될 수 있었다.

권력형 성범죄의 해법은 피해자들이 똘돌 뭉쳐서 증거가 될 만한 자료들을 철저히 준비하여 전면적인 법적인 응대로 정면승부를 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답임을 시사한다.

 

글 이상희 수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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